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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 Ironia's World

호숫가의 나뭇잎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른다... 본문

1장 Ironia

호숫가의 나뭇잎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른다...

아이로니아 2016. 1. 7. 01:53

작은 물방울이 풀잎을 따라 흐른다. 천천히 끝까지 다다를지 모르게 작아진다. 조금더 조금더 하는 마음과 같이 조금씩 모인 물방울이 뭉클뭉클 커져만 간다. 밑으로 떨어지는 물방울에 의해 풀잎이 움직인다. 그리고 밑에 모여있는 물에 작은 물결에서 큰 물결로 점차 퍼져간다. 작은 움직임이 큰 움직임이 되는 순간이다.


이진은 14살 호기심 많은 소년이다. 그가 일으키게 될 작은 물결은 바로 지금 여기서 시작된다.

“이 곳에서 한다고 했는데….”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는 상황에서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었다. 2023년 여름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상 현실 관련 업체들이 한국 서울 KOEX 전시장에 모였다. 가장 놀라운 사실은 첫 가상 현실 시스템이 개발 발표되었다는 것이다. 처음으로 시작된 가상 현실 시스템은 최첨단 컴퓨터 개발업체와 함께 우주 개발 연구소 및 건축 업체와 자동차 업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가상 현실화 작업을 거쳐서 만들어졌다. 이들의 기술로 집적된 기술은 현실과 동일한 신체 크기 및 사물의 크기를 옮겨 놓았으며 중력과 다양한 물리적 현상을 현실과 같이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저기다!”

화려한 음악소리와 함께 무엇인가 웅장한 분위기 전시회장이 보였다. 성큼성큼 달려갔다. 아직 시작시간이 되려면 두시간이 남았다. 아직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10여명이 앉아서 줄을 서 있었다. 아마도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하여 줄을 서 있는 것 같았다. 전시장은 문이 없었기에 안에서 분주하게 사람들이 준비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번 가상 현실 시스템에서 가장 관심을 받게 된 것은 바로 이 시스템을 이용한 게임이 발매되기 때문이다. 

게임의 이름마저 공개되지 않은 최첨단 게임 콘솔은 과거에 많은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준 것과는 달리 작은 머리띠 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모든 신경을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 뇌이기에 머리띠를 쓰면 된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번 공개 현장을 지나가야 아는 것이다. 

자리를 잡고 진은 가방에서 물건들을 꺼내고 주섬주섬 자리 확보에 나섰다. 차가운 바닥을 이겨낼 방석을 깔고 그 위에 가방을 올려 놓았다. 그 뒤에 온 두명의 커플을 보면서 ‘뛰기를 잘했구나’ 하고 생각했다.


진은 자리를 마련한뒤 해드폰을 머리에 끼우고 있었다.


'두두두'


하는 소리와 함께 주변이 시끄러워진 것은 그 다음이었다.

놀란 토끼눈으로 그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검은 복면을 쓴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왔다. 앉아 있는 10여명과 경호원 3명을 제외하고 검은 복면의 사람들의 수는 적어도 20여명은 충분히 넘고도 남을 정도로 많은 숫자가 몰려왔다. 그리고 계속 밀려오는 것 같이 느껴졌다.


"다 엎드려!"


한사람이 무엇인가 항의 하려는 듯이 앞으로 나가는 순간 그의 몸에서 피가 튀었다.

쓰러진 그의 몸뚱이 옆으로 그 말하던 사람이 지나가면 한마디 더 내뱉었다.


"두번은 없다."


모두들을 머리가 땅을 뚫어라 하고 머리를 박고 몸을 숙였다. 어떤 여자는 아예 머리를 숙인채 잠든 것인지 죽은 것인지 꿈쩍을 안하는 것이 보였다. 잠시... 진도 머리를 단단히 숙였다.


'이거 모야? 무슨 테러 집단인거야?'


그때 그의 귀에 또박또박 하는 구두 소리가 들렸다.

눈을 질끈감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그의 앞에 선 것 같은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 모지?'


"너냐?"

"아니예요! 저는 아무것도 안했어요!"


그 목소리는 아까 그 남자가 아닌 맑은 여자의 목소리였다.

그녀는 내 머리를 툭 쳤다. 그리고 구두 소리를 내면서 성큼성큼 어디론가 걸어갔다.


"고개 들고 따라와."

"..."


그의 호기심은 두려움을 이겼다. 왠지 들자 마자 죽을 것같은 불길함과 아까 본 단 한번의 경고 후 죽은 남자의 몸뚱이가 생각이 났지만 진은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그에게 말한 그녀는 흰 옷의 레이스가 달린 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검은 복면의 남자들과 전혀 관계없이 그들의 뒤로 성큼 성큼 지나갔다. 그녀의 지나가는 길 앞에 있던 복면 남자들은 길을 비켜주듯이 자연스럽게 움직였고 그녀는 어느새 남자들의 뒤를 지나갔다.


"따라오라고!"


그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그녀의 목소리는 내 귀에 들려왔다.


-두두두-


총소리가 요란하게 행사장에서 들려오고 있었고 복면인들은 주변을 더욱 경계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고개를 든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모... 그 여자가 두목인가 보지.'


고개를 들고 일어났다. 그리고 진은 그녀가 간 곳으로 복면인들을 피해 걸어갔다.


'왜 나를...'


좀 더 지나가 복면인들에게서 멀어졌을 때 그는 깨달았다. 그의 해드폰을 아직도 안 빼었다는 사실과 음악소리가 아직도 들린다는 것을...